Perfect Blue
GM: 살아남기 위한 핏빛 바람이 불어 인간들이 사라지고 크리쳐들만이 남은 세계.
존재들에겐 큰 사회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으나, 전쟁을 겪으며 체계화된 제도를 따랐던 존재들 중 일부는 예전의 일상으로 오롯이 돌아가지 않고 새 사회를 구축하길 원했습니다.
그 존재들은 인간들의 기술을 베껴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더 나은 편리를 추구했고, 결국 인간들의 잔재 위에 존재들의 도시가 새로 지어지게 됩니다.
인간의 문명을 잇는 일이라며 이에 반발하는 다른 존재들도 있었지만, 서로의 가치관이 다름을 인정하고 자유로운 선택을 추구하였기에 갈등은 쉽게 종식되었습니다.
레미니스와 듀도 얼마간의 고민 끝에 본래 살고있던 나무 도서관에서 도시의 도서관으로 집을 옮기게 되었죠.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있었더라?
GM: ...그저 평범한 일상의 반복 뿐이었습니다.
또 한 번 간절히 바라게 될 줄은 몰랐던, 한없이 평화로운 그런 일상.
아침일까요. 나른한 기분이 몸을 덮칩니다.
흰색의 이불, 부드러운 감각. 검은색 베개.
... 그런 것들이 잠에 취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불에서는 레미니스의 향기가 납니다.
포근하고, 따스하고.
GM: ...그런 감각은 분명 언젠가부터 느껴지 못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듀는 눈을 뜹니다.
아마도 아침일 겁니다.
그거야, 레미니스가 옆에 없으니까요.
일어날까요? 더 잠들어 있어도 레미니스가 깨우러 올 테고...
듀: (따뜻한 이불을 둘둘 감고선 눈을 깜박거리며 길게 하품을 하곤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봅니다. )
어디서 인기척이 들리나 싶더니, 때마침 레미니스가 듀에게 다가옵니다.
듀: (다가온 레미니스를 보고는 침대로 끌어당깁니다.)
아침부터 뭐 하고있었어 그대야?
레미니스: (익숙한듯, 침대로 이끄는 손길을 따라 듀에게 살포시 몸을 기대고는) 내가 매일 하는 일이 뭐겠어.
듀: 음.. (고민하는 척 고개를 모로 기울이더니 레미의 볼에 가볍게 키스하곤)
이거?
레미니스: (가만히 눈을 깜빡이다, 제 볼을 살짝 문지르곤 넌지시 웃어보입니다.) 그래 뭐, 이것도 정답이라고 쳐야겠지.
그래서... (제 몸을 살짝 일으키곤) 이제 슬슬 일어나야지. 난 아직 덜 읽은 책도 있단 말이야.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 기분탓인줄 알았는데, 어째서인지 몸을 기대고 입을 맞춘 레미니스의 몸에 아무런 온도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레미니스는 금방 듀의 품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거실의 탁자에 자리잡아 책갈피를 끼워둔 책을 펼쳐 읽기 시작합니다.
듀: (잠시 레미를 마주봅니다. 사랑하는 이의 색이 온통 흑백으로 물들었다는 것에서 아쉬움이 스치는것도 잠시,
닿았던 피부가 아무런 온도를 가지고있지 않다는걸 알아챕니다. )
(레미에게 다가가선 의야하다는 표정으로 다시끔 볼을 손으로 만져 봅니다.)
레미니스: (책을 읽던 중 볼에 다시금 닿아오는 손길에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가벼운 어조로 답합니다) 응? 내 볼에 뭐 묻었어?
GM: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각에는, 아까와도 같은 딱딱한 온도가 전해져옵니다. 마치 "무"와도 같은...
듀: (이상한 느낌이 전해지는 손끝을 문지르며 바라봅니다.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그대 어디 아픈건 아니지?
레미니스: (걱정스러운 어조에 책에서 눈을 떼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까맣고 하얀... 어딘가 색이 없는...) 사실, 일어났을 때 컨디션이 좀 별로이긴 했어. 아픈 건 아니고. 아마 그 영향이 아닐까...
GM: ... 어쩐지, 어색하다고 느껴졌을까요.
그리 생각하면, 너무나도 하얗고 검은 레미니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 주일 전에는, 이 주일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분명 파란색의 머리갈기, 보라색 역안을 가지고 있던 레미니스는,
언젠가부터 점점 이렇게 하얗고 까만 것들만 남기고 색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듀 지능판정.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레미니스의 머리색이, 원래부터 그러했었나?
그런 생각에도, 이제는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전부 잃어버린 지 오래니까요.
세계는 언제부턴가 색을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건물, 물건들, ... 존재들, ...자연물 또한.
GM: 하루하루 색이 바래고 사라져서 지금은 이러한 흑백도시의 형태로 당신과 레미니스를 맞이합니다.
레미니스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책장을 넘기고 있습니다.
듀 지능판정.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도시에 색을 가진 존재는 자신뿐인 것 같다는 것을.
곧이어 레미니스가 탁자 위의 바구니에서 마치 종잇장처럼 창백한 열매를 집어 입으로 가져갑니다.
레미니스: (열매를 한입 베어물고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듀: (레미의 눈색이, 털빛의 색이 전과 달라진 같다는 생각을 하느라 조금 늦게 레미의 말에 반응합니다.)
몸상태가 별로라고? (레미의 주변을 돌며 살피곤 ) ..그럼 좀 더 쉬는건 어때.
아니면 뭐라도 만들어줄까? 어디보자 음.. 재료가 남아있으려나. 맛있는걸 먹고나면 기분이 좋아질꺼야.
레미니스: 쉴 만큼 쉬었는걸? 어쩌면... (뭔가를 말하려는 듯 싶더니, 입을 다물고 말을 돌립니다.) 맛있는거? 나도 좀 도와줄까?
듀: (이어지는 말에서 미묘한 망설임을 읽어냅니다.)
듀: 심리학 기준치: 35 /17 /7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레미니스: 심리학 기준치: 50 /25 /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 레미가 무언가를 숨기는 건 분명해보였지만, 잠깐 눈빛이 스친것만으론 그 생각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물어보아도 답해주지 않을 것 같네요.
듀: (별거 아니겠지 고개를 흔들곤 레미를 보며 웃어보입니다.) 같이하려고? 그대가 도와준다면 나야좋지!
(부엌으로 다가가 메모지들을 들춰보며 )지난번에 찾아놓은 레시피를 여기 적어두었는데..
GM: 마찬가지로 회색빛은 부엌에는 몇가지 실온 식재료가 위에 꺼내져 있습니다. 주로 열매류들이지만, 하나같이 전부 창백한 흑백입니다. 냉장고 안의 식재료들도 마찬가지고요.
마침 몇가지 메모장들 중 레시피가 적힌 메모지를 찾아냅니다.
레미니스: 요리하는것도 오랜만이니까? 먹을 필요도 없는데, 색들이 다 저래서야... (듀의 옆으로 다가와 듀가 찾은 레시피를 보곤 재료를 몇개 골라둡니다.)
듀: (다가온 레미에게 찾아낸 레시피를 들어보입니다. 그 위에는 오븐에서 구워 만드는 디저트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흑백뿐인건 아쉽지만, 맛은 좋을꺼야. 당분이 들어가면 기분도 좋아질꺼고 .
(레미가 꺼내준 재료중 하나를 들곤 흥얼거리며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레미니스: (듀의 말에 싱긋, 웃음짓곤 따라 요리를 시작하며) 기분이 좋지 않다는 말은 안했는걸? 지금 이렇게 같이 요리하는것도 즐겁고 말이야.
듀: 그런가? 컨디션이 좋지 않다길래. (재료를 섞으며 작은 열매 하나를 집어먹곤 ) 혹시 기분탓인가 생각했지.
잠 룡.: ㅇO(듀 털을 뽑아서 데코로 쓰면 색있는 디저트가 되나)
GM: 둘은 한참동안 대화하며 디저트를 완성했습니다. 어째 원래 걸릴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러간 느낌이 들었지만요.
하지만 즐거웠다면 그만 아닐까요? 오븐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디저트들은...
하나같이 창백한 색깔입니다.
듀: (따뜻하고 창백한 디저트를 보니 미묘한 기분이 들며)
(따끈한 김이 올라오는 음식을 반으로 갈라 레미에게 건내줍니다.) 뜨거우니깐 조심해.
레미니스: (건네주는 음식을 건네받아 베어물고는 우물우물 먹습니다.) ...음, 이거 엄청 맛있네.
GM: 듀가 따라서 디저트를 입에 대려고 하면 그 속이 생각보다도 더 뜨겁습니다. 자칫하면 입이 전부 데일듯한...
문득, 레미니스는 괜찮은걸까 하며 음식을 마저 입에 넣는 레미를 바라보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 뜨거운 음식을 넘기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있는 레미를 보곤 다시 입을 벌립니다.)
아..안뜨거워 그대야? 이거 열기가 엄청난데..
레미니스: (시선을 느낀건지 듀를 바라보다가 눈을 몇 번 깜빡이고는) ...그, 능력을 잠깐 썼거든. 식혀먹기 귀찮아서 그냥 능력으로 빠르게 식혀버렸어.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을 가늘게 뜨곤 레미를 보며)
GM: 레미니스는 맛있다고 말했지만, 평소 레미니스가 진정으로 맛있어서 보이는 반응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아무 맛도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존재마냥 습관적으로, 기계적으로 음식을 먹고 있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레미니스가 저렇게 말하는 이유는 분명 당신에게 그 사실을 별로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을거란 생각도 지나갑니다.
듀: (귀를 축 내리곤) 맛없으면.. 솔직하게 말해줘..
레미니스: (당신의 반응을 보곤 흠칫 놀라며) 아, 아니 맛있었다니까? 내 반응이 별로였어?
듀: (손에든 음식을 한입먹어봅니다. 맛은 괜찮은것 같은데.. ) 평소랑 다른 느낌이길래. 혹시 무슨 문제있는거 아니지 레미. 그대야?
(손에 든 디저트를 마저 입에 털어넣고선 한발짝 다가가 레미의 머리위에 턱을 올립니다.)
GM: 디저트의 맛은 기억하는 맛 그대로 훌륭하고 따뜻합니다.
레미니스: (제 머리에 닿은 당신의 온기에 눈을 감고 조금 부비듯이 몸을 붙이며) 그냥 생각이 많아서 그런가봐. 색을 잃은 세상이... 당연하다 해도 정상은 아니잖아.
듀: (그말에 주변을 다시끔 둘러봅니다. 흑백의 세상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만이 색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조금 낯썰게 느껴집니다.)
이전의 그대의 색을 다시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뒤이어 레미의 걱정을 가져가고 싶다고 덧붙이며)
음.. 아니면 내 색을 나눠주거나.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머리 아래의 회색빛 털에 고개를 부비며 ) 지난주보다도 더 색이 사라진것 같네...
레미니스: ...난 생각이 많다고 했잖아 듀. (온기 없는 감촉이 떨어져나갑니다.) 네가 걱정하는 일은 없도록 만들거야.
...나, 읽은 책들좀 정리하고 올게. 그동안 소파에서 TV라도 좀 보고있을래?
듀: (앞으로 걸어가는 레미를 향해 손을 뻗으려다가 따라오는 말에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tv앞에서 리모컨을 눌러 전원을 켜봅니다.)
별일이야 있겠어.
GM: 거실에는 [쇼파], 그리고 커다란 벽걸이 [TV]가 있습니다.
TV를 틀면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눈앞에 이제는 조금 생소한 색이 스친 것 같습니다.
푸른색이네요.
처음으로 사라지지 않은 색을 발견한 듀는, 조금 반갑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 반가운 것과는 상관없이 느껴지는 이 기이한 감각은 뭘까요.
소름이 돋아옵니다.
듀: SAN Roll 기준치: 60 /30 /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GM: 채널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고. 다만 새파란 화면 속 문장 하나가 화면에 박히듯이 쓰여져 있습니다.
듀 정신판정.
듀: 정신 기준치: 60 /30 /12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잃어버린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바쳐야 하는가?]
GM: 화면의 문장을 읽는것도 잠시, 어느새 다가온 레미니스가 듀에게 말을 건네옵니다.
레미니스: 왜 아무것도 안나오는 채널을 보고 있어? 듀?
(아무것도 없다는 말에 다시 화면을 바라봅니다.)
(안보이나?)
레미니스: 그러니까...푸른색 노이즈만 뜨고있잖아. (문장은 보이지 않는 듯이)
듀: SAN Roll 기준치: 57 /28 /11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푸른 화면에 박혀있는 문장은 여전합니다.
듀: 저기 글자가 보이는데.. (찌푸린채 화면을 바라보며)
레미니스: 채널 돌려봐. 아무래도 방송이 끊긴 채널인가보지.
GM: 채널을 돌리자, 무언가 소개 영상같은것이 나옵니다.
<하와(Ḥawwāh)의 신전>
이 도시에 신전이 있었다고요,
...여전히 또 흰색이나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커다란 건물입니다.
무엇을 모시는 신전인지는 나오질 않습니다. 그보다 이미 인간들은 사라진지 오래인데, 아직도 신전같은게 있다니?
그냥 잔해인가?
인간들이 만든게 남아있는 걸지도 모르겠네
레미니스: ... (듀의 말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며 화면을 빤히 바라봅니다.)
GM: 한참을 침묵이 오갔을까요, 문득 레미니스가 입을 엽니다.
그렇게 의문을 느끼기도 전에, 레미니스의 색 없는 눈동자가 화면 속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듀 심리학 판정.
듀: 심리학 기준치: 35 /17 /7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GM: 듀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합니다 (저런)
저기를 가자고?
(이전에 머무르던곳이 생각이 난걸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날개를 뻗어 화면을 가리킵니다.)
레미니스: (눈을 한 번 감았다 뜹니다. 어쩐지 결연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조용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을 잇습니다.)
응, 이 세계가 잃어버린 색을 찾으러.
듀: (그 대답에 눈을 크게뜨곤 당신을 한동안 바라봅니다. 어떻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며)
색을 찾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래. 나는 좋아.
GM: 색을 찾으러 가자. 그렇게 말한 레미니스도 딱히 방법 같은 걸 말해주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뭐 간만의 외출인데, 불만은 없었나요?
색이 사라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이후부터, 도시의 외출이 제한되었기 때문에 외출을 한 기억이 몇 번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니, 존재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고 있습니다.
그 모든 존재들은, 색이 없습니다.
페인트를 뒤집어쓴 것처럼. 광택 없는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이루어진 도시,
GM: 그리고 그 속을 지나다니는 흑백의 관중들,
... 기분이 나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듀 이성체크.
듀: SAN Roll 기준치: 57 /28 /11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뭐 흑백일수도있지
길거리에는 [가로수]들과 [건물]들이 있습니다. [존재]들은 정처 없이 지나다닙니다.
날씨는 맑네요. 맑기보다는, 환하고 흰 빛만이 끊임없이 쏟아집니다.
듀: (환한빛에 날개로 머리위를 가립니다.) 집 밖으로 나온 이들이 생각보다는 많은걸.
레미니스: 어차피, 모두가 색을 잃었으니 그럴지도 몰라. 처음엔 모두가 말을 잘 따랐지만...
듀: .. 점점 위기감이 사라진걸까 (그렇게 말하며 도로위에 서있는 가로수를 살핍니다.)
GM: 거리에 있는 가로수들은 전부 같은 종류인 것 같습니다.
...사과나무인가요? 흰색이나 검은색의 열매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GM: 창백한 색깔의 열매는 사과인게 분명합니다.
듀 아이디어 판정 함 해봅시ㅣ다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GM: 이 사과는 맛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잠 룡.: (듀는 아무생각도 들지않았다.. 맛있겠다)
GM: 생긴것과는 다르게 상큼한 사과의 향이 입안을 감돕니다.
무언가 기억하고있던 사과의 맛보다 훨씬 그 맛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 베어문 자리를 보면 과육이 점점 새파랗게 물들고 있는것을 발견합니다.
그와 동시에 지끈거리는 두통 역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듀 정신체크.
듀: 정신 기준치: 60 /30 /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듀: SAN Roll 기준치: 57 /28 /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1d2만큼 이성 감소, 1d2만큼 체력 감소.
레미니스: ...듀? 갑자기 왜그래? (듀가 무엇을 먹은것은 못 본 건지 걱정스레 물어옵니다)
듀: (달콤한 사과의 맛을 느끼다 파랗게 변하는 속에 놀라움을 느끼는것도 잠시. 갑자기 찾아오는 두통에 들고있던 사과를 놓칩니다.)
사과의 색이..
(지끈거리는 이마를 잠시 누르다 두통에서 벗어나려는듯 고개를 흔들곤)
레미니스: (듀의 말에, 땅바닥에 떨어진 새파랗게 물든 사과를 보곤 흠칫 놀라며 염력으로 들어올린 뒤 멀리 던져버립니다.) 왜 길가에 이런게...
(황급히 듀를 이곳저곳 살피듯 몸을 붙이며 광채로 당신을 보듬어줍니다.)
의료 기준치: 70 /35 /14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듀 1만큼 체력 회복.
그냥 사과인줄 알았는데 말이야.. (나무에 달린 다른 열매들을 바라봅니다.)
레미니스: ...함부로 입에 대면 안될 것 같아. 그보다 살펴보지도 않고 바로 입에 대는 건 무슨 생각이야? (작게 이마를 꽁 때리며)
듀: 잠시지만 색이 보였어. 그대도 봤어? 분명 푸른빛이 였는데.. (레미에게 맞은 이마를 문지르며)
레미니스: ...응, 봤어. 아마 이 세계에 지금 남은 색은... 푸른색이랑 듀, 너의 색들일지도 몰라.
듀: 아야야.. (눈꼬리를 내리곤 성의없는 신음소리를 냅니다.)
분명 아까 tv 화면에서도 푸른빛이 보였지. (레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레미니스: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이런 색으로 변했다지만 이쪽은 그나마 위화감이 덜 드는걸.
듀의 기억 속에 레미니스와 함께하던 그런 병원, 카페, 음식점이나 식료품 상점 등...
그런데, 아까부터 오래 걷다보니 무언가 이상합니다.
건물이, 몇 가지 빼고는 전부 똑같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이 카페는 분명 아까도 본것 같은데)
( 고개를 기울이며 주변을 지나다니는 존재들을 살핍니다.)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흑백의 존재들 속에서, 이미 색을 잃어버린 레미니스와 함께 걸으며 주변의 존재들을 바라봅니다.
어쩐지 자신과 레미니스를 피해서 걷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아까 보았던 건물들처럼... 저 존재, 이 존재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아니. 아까 본 것 같은데?
...이상합니다. 아까 전에 본 것 같은 존재들이 반복적으로 보입니다.
GM: 같은 자리를 돌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요?
문득 아직도 생각에 빠져있는 레미니스를 바라보면, 그런 풍경을 바라보며 마치... 슬픈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듀: 그대야? (레미의 표정을 살피곤 황급히 앞서 걸어가던 길을 돌아옵니다.)
레미니스: ...응? (표정은 금새 풀리고 당황한듯 당신을 바라봅니다.) 왜?
듀: 왜 그런 표정을.. (레미가 바라보는 풍경들을 따라 바라보지만 회색빛의 거리만이 두 눈에 들어옵니다.)
...다채로웠던 세상이 이렇게 빛을 잃은것이. 그게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
새삼스럽지만...
함가는언제든지
듀: 심리학 기준치: 35 /17 /7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레미니스: 심리학 기준치: 50 /25 /10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 말을 더듬는 레미니스를 가만 바라보니, 당신과 시선을 맞추질 못하는것이 느껴집니다. 어딘가 불안한듯한... 그리고 어딘가 깊은 슬픔이...
당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것을 말해주기 싫다는 것도요.
듀: 하지만 그대 금방이라도 울것만 같았는걸. (눈을 피하는 레미와 시선을 맞추려는 시도를 하다가 무겁게 한숨을 내쉬며)
.. 그대는 영민하니깐
나에게 말해주지 않는다면 다 이유가 있는거겠지?
레미니스: ...미안해. (고개가 푹 숙여집니다.)
하지만 그 말대로 이유가 있어서 그래. 그저 날... 의심하지 말아줘. 난 세계에 색을 돌려주고 싶을 뿐이야.
그래도 사사로운 감정은... 어쩔수가 없었는걸.
듀: 그대가 무엇을 말하더라도. 난 믿을꺼야. (숙여진 고개를 들어올리며)
그러니 가자. 색을 되찾으려면 신전으로 가야한다고 했지?
흑백의 그대가 싫다는건 아니지만 역시 난 이전의 그대의 모습을 보고싶은걸.
레미니스: ...(제 눈가를 슥 문지르곤) 응, 신전으로 가야 해. (그러다 당신을 슥 훑어 바라보다 희미하게 미소를 띄곤) 난 그래도 멀쩡한 듀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행운인걸까.
GM: 얘기를 나누며 걷다 보면, 기차역이 나옵니다. 레미니스는 열차로 이동할 생각이었나 보네요.
레미니스는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며 자리를 뜹니다. 표를 끊으러 가는 것이겠죠.
역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주변엔 [화단], [벤치] 등등의 조경물들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존재들]은 저마다 바쁩니다.
어쩐지 이상한 시선이 느껴지지만, 아직까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아마 아직 색을 갖고있는 당신이 신기해서일까요.
듀: (주변에서의 시선에
존재들 을 바라봅니다.)
GM: 흑백의 존재들입니다, 어디로 가려는 걸까요.
레미니스처럼,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듀 관찰 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그들을 좀 더 바라보니... 그들 모두가 표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행동 또한...
아까 전까지는 눈치를 채지 못했지만. 크리쳐가 아닌 인형이 움직이는 것처럼 묘하게 삐걱거리는 것만 같습니다.
소름이 돋아옵니다.
레미니스, 레미니스도 이러했나요?
듀 이성체크.
듀: SAN Roll 기준치: 56 /28 /11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듀: (주춤 그들에게서 물러서며 화단으로 향합니다.)
(레미 보고싶어..)
GM: 존재들은 시선을 느낀건지 순순히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화단에는 [나무]를 둘러싸고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색들의 꽃이 피어 있어야 할 화단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꽃들만이 가득합니다.
듀: (꽃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안정을 취합니다.)
GM: 여러 가지 종류의 꽃이 난잡하게 피어 있습니다.
듀 관찰 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GM: 팻말에 쓰여 있는 화단의 소개에서 꽃의 이름들을 발견합니다.
색이 적혀 있는 걸 보면, 원래는 그런 색이었던 것만 같습니다.
자주색 히아신스
꽃잔디
보라색 국화
패랭이꽃
팻말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꽃말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런데 오래되었는지 글자가 제법 지워져 있네요.
듀 1d4 2번 굴려주세요.
GM: 읽을 수 있는 팻말은 두가지인 것 같습니다.
꽃잔디의 꽃말 : 희생
패랭이꽃의 꽃말 : 언제나 사랑해, 순결함, 순애
꽃말을 모두 읽고나니, 불현듯 그런 생각이 스칩니다.
레미니스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
듀: (스스로의 생각에 감탄하며 꽃다발을 만듭니다.)
GM: (ㅋ ㅋ ㅋㅌ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는 탄성을 뱉으며 꽃다발을 만듭니다.
향기도, 색도 없지만. 이것이 제법 뿌듯합니다.
레미니스가 돌아오면 건네줘야겠네요.
듀: (히아신스를 잔뜩 넣고 꽃잔디로 주변을 장식한 꽃다발을 뿌듯하게 바라봅니다.)
(만족스럽게 꽃다발을 완성하곤 나무 를 살펴봅니다.)
이상하게도, 꽃과 함께 열매도 함께 열려 있네요.
자세히 살펴보면, 그 열매는 사과입니다.
듀 지능판정 (데자뷰)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일단 의심스럽게 나무를 봅니다)
GM: 어째서인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선악과가 떠오릅니다. 언젠간 레미니스가 얘기를 해주었었나요?
듀: (라틴어 수업때 들었던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GM: 방금 자신이 베어먹은것도, 그 선악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하지만... 이게 여기에 왜?
듀: (소화되고 있을 사과를 보려는듯 가만히 자신의 배를 응시합니다. 설마요..)
(레미가 돌아오면 다시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꽃다발이 망가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밴치로 향합니다.)
GM: 레미니스가 돌아올 때까지 쉴 수 있을듯한 벤치입니다.
이것 역시 흰색입니다.
원래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던 것 같네요.
GM: 벤치를 손으로 쓸어보다, 구석에 칼로 새긴듯한 글자가 눈에 띄입니다.
[의는 행실이 정직한 자를 보호하고 악은 죄인을 패망케 하느니라]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아쉬워하는 듀)
GM: 어디서 들은것도 같았는데, 레미에게서 라틴어를 배우다 들은 얘기였나? 하지만 졸았던 기억만 떠오릅니다.
그밖에도 벤치 위에 [책자] 하나가 있는것이 보입니다.
듀: (생각해봐도 떠오르지않는 기억에 그냥 밴치에 앉아 책자를 펼쳐봅니다.)
GM: 책자를 펼쳐보면, 온통 흰색으로 물들어 제대로 읽을 수도 없고, 펼치는 순간부터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듀 정신판정.
듀: 정신 기준치: 60 /30 /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강행 함가?)
갑시다!(와!)
듀: 정신 기준치: 60 /30 /1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GM: 도무지 그 흰색을 제대로 읽을수가 없습니다. 어지러움이 심해져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가서야 책자를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듀 이성체크.
듀: SAN Roll 기준치: 53 /26 /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듀: (몹시 어지러운 기분에 책자를 내려두고 미간을 주무릅니다.)
GM: 벤치에 앉아 쉬며 두통이 겨우 가라앉았을 즈음, 레미니스가 돌아옵니다.
듀: (돌아오는 레미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대신 기다리는동안 선물을 좀 준비했지.
레미니스: 응? 선물? (그렇게 말하며 듀에게 꽃다발을 건네받곤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 비교적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꽤 오래 기다리게 했나보네. 이것도 분명 예쁜 색이었을텐데.
듀: (따라 웃으며) 팻말에 적힌 색대로라면 자주색히아신스래. 그대 눈색이 생각나더라고.
우리가 신전에서 색을 되찾으면 볼수있을지도 몰라.
(꽃다발을 건내주면서 레미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혹시 흑백이 되면 몸이 부자연스러워지나?)
레미니스: ...그렇겠지? 그럼 내 눈색을 보려면... 거울이라도 들고가야 하는걸까. (장난스레 웃음을 흘립니다. 레미의 모습에는 딱히 부자연스러움이 없이 매끄럽네요. 방금의 존재들과는 달리...)
듀: (움직임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걸 알곤 몰래 휴 한숨을 내쉽니다.)
신전에 거울하나쯤은 있겠지. 음 없더라도 도서관에 돌아가서 볼 수 있을테니깐..
(카메라를 들고 나오지 않은것게 작게 탄식을 흘립니다.)
GM: 레미니스는 고개를 끄덕이곤 듀와 표를 나눕니다.
흰색의 티켓, 검은색의 글씨에 적혀진 목적지가 있습니다.
Ḥawwāh ...<하와의 신전>, 입니다.
색은 이곳에 가면 찾을 수 있는 걸까요?
듀: (손에들린 표를 받아서 목적지를 읽어봅니다.)
하와의 신전.
여기가 어떤곳인지 알고있어 그대?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곳이네.
하지만 그곳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아.
GM: 레미니스와 얘기를 나누며 기차를 기다리다 보면, 시선이 느껴집니다.
존재들의 시선, 이곳에 있는 존재들의.
레미니스: ...(시선을 느낀건지, 듀를 제쪽으로 조금 끌어당깁니다. 어째서인지 마치, 보호하려는 듯이.)
(그럼에도 시선이 계속해서 느껴지자 레미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아까부터 계속 바라보네..
움직이는것도 조금 이상한것 같고
레미니스: 그냥 무시해 듀. (라며 짧게 답하곤 듀를 좀 더 감쌉니다.)
GM: 그대로 좀 더 기차를 기다리던 중, 어린 존재 하나가 네발로 폴짝이며 듀에게 다가옵니다.
웃는 얼굴, 어쩐지 기이한 웃는 얼굴입니다.
아이는 활짝 웃으며 당신을 봅니다,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색을 가진 존재인 듀를 봅니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말합니다.
듀: (다가오는 이의 나이가 어린것을 보고 섬찍한 느낌을 무시한채 마주 웃어보입니다.)
음 맞아. 너는 색이 없네?
아이: (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선) 그 색, 나에게 조금만 나누어 줄 수 있어?
GM: 아이의 말에 옆에 서있는 레미니스는 그저 혼란스러운 기색입니다.
듀: 어 색을 나눠달라고? (아이의 말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레미를 바라봅니다.)
이게 가능한 일이야?
듀: (아이의 말에 반사적으로 손을 내밉니다.)
하지만 이런다고 색이 나눠지지는..
GM: ...듀가 손을 내밀자, 아이는 그것을 잡아...
안 돼! 그 소리를 들은 것은 한 발 늦은 후였습니다.
아이의 입이 게걸스럽게 벌어집니다.
욕망, 탐욕, 그러한 복잡한 것조차 아닙니다.
저 벌어진 눈, 저 벌어진 입, 저 색 없는 몸이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입이 당신의 앞발을 베어무는 것입니다.
듀 회피판정.
듀: 회피 기준치: 60 /30 /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황급하게 손을 구름으로 변화시켜 빼내봅니다.)
GM: 빠르게 손을 떨쳐냈지만, 구름으로 변한 일부가 순식간에 색을 잃어버리고 하얗게 물듭니다.
듀가 황급히 제 손을 확인해보면, 분명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색이 있었던 당신의 신체는, 흰색 페인트를 칠한 것처럼 섬뜩한 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아팠나요? 끈적였나요?
그런 것들도, 이제 기억나지 않습니다.
물린 부분의 감각 또한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듀 지능판정.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설마, 레미니스도?
공포와 혼돈으로 충격을 받은 듀.
이성체크.
듀: SAN Roll 기준치: 51 /25 /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이상합니다.
아까 전까지는 흑과 백으로만 이루어져 있던 아이의 모습에, 거짓말처럼 색이 존재합니다.
노란색, 흰색, 갈색...
분명 희미하게나마 깃들어 있습니다.
아이는 만족스럽다기보다는, 부족한 듯한 눈을 하고 있습니다.
어라?
그런데, 눈이 하나가 아닙니다.
그제서야 듀는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견하게 됩니다.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 들의 눈길이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GM: 혼란에 잠겨 목소리가 나왔을지도, 아닐지도 모릅니다. 무엇을 할지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 무수한 눈동자들 속에 들어 있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 당신을 향하고,
그 수많은 손도, 발걸음도, 움직임도, 당신을 향하려고 하는 것.
그 와중,
다급한 몸짓이 당신을 감싸앉습니다.
레미니스입니다.
그는 당신보다 작은 덩치로 겨우 당신을 감싼채로 바닥에 엎드립니다.
공포에 잠긴 목소리로, 떨리는 목소리로 하염없이 중얼거립니다.
레미니스: 하지마, 하지 말라고. 이러지 마. 가까이 오지 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요.
잠깐의 고요가 내려앉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듀 관찰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GM: 듀는 이 많은 존재들이 자신에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들이 레미니스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저들을 당신들을 둘러싼 채로 소리칩니다.
고귀한 색을 몸에 두르고 속에 든 것은 추악하기 짝이 없구나!
네 눈과 가슴은 이토록 명백한 진실을 보길 거부했도다.
지금 그들의 고통은 바로 그 잘못의 댓가이다!
GM: 레미니스의 몸이 벌벌 떨리는것이 느껴집니다.
자신이 떨고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공포인가요?
공포보다도 짙은 것...
슬픔...괴로움...
그리고 수많은 혼란.
레미니스는 그렇게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해서 중얼거립니다.
용서,
알 수 없는 말들.
레미니스: 용서해줘...잘못했어... 용서, 용서해주세요...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GM: 용서라니... 무슨 말인가요. 의구심만 피어오릅니다.
레미니스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인가요.
그런 적이 있을리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듀 듣기판정.
듀: 듣기 기준치: 35 /17 /7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레미니스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아 울리는것이 들립니다.
GM: 낯선 감각을 알리는 기운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갑니다.
...스으으...
의문을 표할 새도 없었을 겁니다.
레미니스가 펼치고 있는것은, 광범위한 광채입니다.
화악.
가라앉은 소리가 앞을 향합니다.
GM: 당신의 색을 조금이나마 빼앗아 간 작은 몸의 일부가 공기로 분해되는것은, 별달리 오랜시간이 걸리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몸의 비어버린 공간으로 터져 나오는것은, 당신의 머릿속에 각인된 붉은 피가 아니라 기이할 정도로 빛이 없는 푸른빛...
레미니스는 속삭이고 있습니다.
레미니스: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레미니스는 당신의 손을 잡아끕니다.
뛰어! 그 목소리와 함께 당신은 레미니스와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도망치듯, 용서받지 못하듯.
그런 당신의 뒤를 색 없는 존재들은 쫓아오기 시작합니다.
숨이 막혀옵니다.
뛰어 나오자, 아까보다 드물어진 거리의 존재들은 전부 우리를 응시합니다.
당신을 잡아 이끌던 레미니스는, 이제는 아예 공중으로 날아올라 공기를 가르고 있습니다.
그래요, 레미니스는 앞을 보고 있습니다.
듀 심리학 판정 함가.
듀: 심리학 기준치: 35 /17 /7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GM: 그저 앞을 보고있는 레미에게서, 확고한 의지가 느껴진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게 없었습니다.
닿아온 체온은 차갑기만 합니다.
끝없이 공중을 날아가며, 간혹, 날개가 달린 존재들이 쫓아오기도 하지만.
가차없는 광채가 하늘을 가른 뒤엔 푸르고 검은 색만이 남아 하늘을 흐트러트릴 뿐입니다.
레미니스가 그제서야 듀에게 말을 건네옵니다.
GM: 걱정, 애정, 한데 이루어진 감정들은 끊임없이 흘러넘칩니다.
듀: 그대 덕분에. (뒤족을 바라보곤 날개를 세차게 내저으며)
설마 어린아이가 아니.. 어린모습을 가장한건가?
레미니스: ...진작에 날아갈 걸 그랬어. 괜히... 조금 편하려다가...
듀: 이런건 예상하지 못했으니깐. (천천히 방금 일어났던 일들을 떠올립니다. 무었부터 말해야 하지. 계속 되는 고민들로 어떤 질문하나 먼저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며)
(색이 바랜 제 발끝을 내려다 봅니다. 더이상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발끝. 그렇다는건 옆에서 날고있는 레미는..)
몸이 좋지못하다는건 이런 뜻이였어?
GM: 듀가 자신의 발끝을 둘러보면, 흰색의 페인트가 칠해진 듯 그저 희게 물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맥박, 핏줄, 감각, 생명이 가져야 하는 많은 것들이 사라진 모습입니다.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 봐도, 어떠한 감각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체온 또한 낮습니다. 레미니스가 가지고 있던 그 창백한 온도입니다.
듀 관찰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 제 몸을 좀 더 살펴보니, 정신없이 빠져나오다가 난 다른 상처들도 발견합니다.
팔이 아닌 다리나 목 등, 긁힌 상처에서 발견한 것은 명백하게 붉은 색의 혈액입니다. (맞나?)
그렇죠, 이게 정상이었죠.
하지만 분명, 흰색으로 변화한 발끝에서 흐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푸르고 짙은 색입니다.
자신의 신체에서 느껴지는 괴리감에 이성체크.
듀: SAN Roll 기준치: 50 /25 /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레미니스: ...네가 그걸 깨닫지 못하길 바랬는데. (바람소리에 묻힐듯 나직이 꺼내는 말에서는 후회와, 서글픔이 느껴지고 있었습니다.)
듀: (발끝에서만 푸른빛의 피가 흐르는것을 발견합니다. 분명 아까 아이에게서 터져나온 것도 선명한 푸른빛이였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듯 피를 털어냅니다.)
색을.. 잃는다는게 이런거야 그대야?
신전.. 그곳에 가면 색을 되돌릴수 있는게 맞는거지. 너의 색도 나의 색도 모두.
레미니스: ...나도 모든것을 알진 못해. 하지만, 다시는 존재들에게 무엇도 나누어 주지 마.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너는 오직 너만을 위해서 살아가.
그게 곧, 나를 위한 일이야.
듀: .. 다른이들을 위하지말라는건 지킬수 있어 그대야. 방금 일어난 일을 내 눈으로 보았으니깐.
하지만 레미니스 그대를 위하지 말라는건.
....
레미니스: ...나를 위하지 말라 한 적 없었어. 듀.
나를 위하는게 무엇인지. 난 그것을 말해주었을 뿐이야.
...분명 산더미같은 질문을 받을 줄 알았는데. 많이 혼란스러운거야?
듀: 궁금한건 많지 갑자기 공격해온 이들이며.. 푸른색으로 흐르는 피며..
내가 물어보면 그대야. 대답해줄수 있어?
왜 이런일이일어나는지 알고 있는거야?
그리고.. 그대는 지금 괜찮은게 맞는거야?
레미니스: ...사실 질문을 받아도 내가 대답해줄 수 있는게 많진 않아.
하지만, 저들을 이미 존재들이라 부를 순 없지 않을까.
...나는 괜찮아. 색을 잃어가며 이미 각오하고 있던 일이었어.
색을 되찾기 위해선... 그만큼의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건 그리 어려운게 아니었어.
...있잖아 듀.
내가 어떠한 죄를 지었더라도, 나를 여전히 좋아해주고, 사랑해줄 수 있어?
듀: (당신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가.. 더 이상 존재들이 아니였던걸까.
움직이는것도 하는말도 전부 이상했지.
나는 무슨 죄를 지었다는지 모르겠어. 계속 함께였을뿐인데.
그대가 있기에 내가 살아가지.
그러니 내가 어떻게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수 있을까.
그 죄가 무엇이든 나는 늘 그대와 함께할꺼야 레미니스.
레미니스: ...그래, 듀라면 그럴 줄 알았어.
나도, 그정도는 할 수 있었어.
내 하늘을 지켜주는 구름을 위해. 그 색깔이 흑빛으로 물들지 않도록...
GM: 레미니스의 손에는, 아까의 혼돈에도 불구하고 놓치지 않은 꽃다발이 들려있습니다.
꽃다발은, 지금의 레미니스처럼 그저 맥없고, 헝클어진 채로 쥐여져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가 지고, 목적지에 가까워져갑니다.
바람소리가 잦아들어, 기이할 정도의 고요만이 남기 시작합니다.
오늘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GM: 제법 먼 길을 날아오느라 피곤했던 탓일까요.
목적지에 다다르자마자 이미 하늘엔 달이 떠있고, 주변은 암흑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닥치는대로 능력까지 쓰다보니 탈진해버린 레미는 듀와 대화조차 제대로 잇질 못한 채 잠들었습니다.
듀 역시도 장거리를 비행한 탓에 상당한 피로가 느껴집니다.
듀: (헝클어진 꽃다발을 아쉽다는 듯이 바라보며 눈을 감고 레미의 위로 날개를 덮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들면 되니깐..
GM: 레미니스의 몸 위에 날개를 덮고 공기보다도 차가운 온도를 느끼며 눈을 감습니다.
몰려오는 졸음을 버티지 못하고, 듀도 잠에 들어버립니다.
GM: ...꿈을 꿉니다. 어렴풋한 의식 사이로 이것이 꿈임을 깨닫습니다.
듀는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제대로 된 세계 사이에 서 있습니다.
꿈 속의 세계에는 색이 있습니다.
...아, 그런데 레미니스가 없습니다.
그러고 있으니 깨닫습니다.
누군가와 손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만.
GM: 차가운 체온이 이어진 틈새로 연결됩니다.
듀는 눈을 굴려 그곳을 바라봅니다.
... 푸르지 않은, 원래의. 붉음.
그렇습니다.
피, 혈액. 무엇보다도 붉은 것이,
그것이 원래 가져야 하는 색을 가지고 이곳에 존재합니다.
GM: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것은 어떤 존재의 시체입니다.
누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레미니스는 더더욱 아닙니다.
아는 이조차 아니라고요.
하지만 그 손만이 당신을 향해 열망하듯 뻗쳐서, 당신의 손을 잡고.
... ... 원망스러운 눈동자가,
GM: 더는 생명력을 가지지 않은 채로 듀를 향하고 있습니다.
듀 이성체크.
듀: SAN Roll 기준치: 50 /25 /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아, 이건 도대체 무슨 악몽일까.
숨이 막혀옵니다.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존재의 죄악마저 사랑할 수 있냐고.
레미니스의 목소리잖아요.
시야가 뒤집힙니다.
검고 흰 것들이 스쳐지나가고, 꿈은 끝나지 않습니다.
듀는 누군가를 피해 달아나고 있었습니다.
네, 당신이요.
GM: 상대는 완전하게 죽이려는 의도를 가진 듯 보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당신은 그것에 저항합니다.
몇 차례의 주먹다짐이나, 다급한 움직임이 서로를 상처입히는 것을 반복하면.
계속해서 도망가던 듀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상대가 낭떠러지 아래로 발을 헛디뎌 떨어집니다.
알아차리기도 전에, 두 존재의 거친 호흡은, 한 존재의 것으로 수렴합니다.
당신은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듀는 도망칩니다.
달리고 달리는 와중에 레미니스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라면... 이런 짓을 저지른 자신을 어떻게.
거기까지 생각하면 다시 시야와 세계가 뒤집힙니다.
듀 관찰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 장면이 변해가는 와중에, 듀의 눈 색과 털의 색깔이 레미니스가 이 도시에서 색을 잃어버리기 전에 갖고 있었던 색임을 깨달았습니다.
푸르게 좀먹는 시야에, 누군가의 미성으로 발음되어지는 한 문장이 아프도록 똑똑히 박혀듭니다.
그 목소리를 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목소리, ... 너무나도 익숙한 발음,
너무나도 익숙한 어조로, 부정을 단언한 것은.
명백하게 레미니스입니다.
당신이 없는 장소에, 레미니스는 홀로 서 있습니다.
GM: 레미니스의 털색과 눈색에서 괴리감이 느껴집니다.
레미니스는 지금 듀의 머리색과 눈색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외로워 보이는 몸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저 그 뒷모습이 말해줍니다.
그는, 레미니스는 이제서야 무언가를 결단내려고 작정한 모습입니다.
레미니스는 두 손을 모아, 기도합니다.
소원하듯이, 창조하듯이, 누구보다 순결한 모습으로. 염원하듯이...
레미니스: 부귀와 명예가 당신들 신의 것이라면, 하찮은 운명 하나만은 저희의 것으로 허락해 줄 수 없겠습니까.
GM: ...그 기도와 함께 모든 것이 푸른색으로 물들어옵니다.
꿈이 끝나감을 알아차립니다.
레미니스에게 손을 뻗으면, 닿을까요.
저 순결함에 닿을 수 있을까요.
...그런 생각을 아무리 반복해도,
녹아내리는 시야 끝에서 레미니스는 그저 멀어져 갈 뿐입니다.
GM: 끊임없는 침묵 속에, 레미니스가 아닌 누군가가 대답하는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 봐.
그 목소리와 함께 꿈은 끝났습니다.
GM: 듀는 눈을 뜹니다. 긴 꿈을 꾼 것만 같습니다.
당신의 앞발을 누군가가 잡고 있습니다.
레미니스는 끊임없이 중얼거립니다.
교리가 되는 것처럼.
몽롱한 의식이 멀어져 갑니다.
꿈의 감각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면, 현실로 돌아옵니다.
듀: (어제처럼 태연히 기지개를 켜며) 레미니스- 그대를 만나는 꿈.
레미니스: (싱긋, 웃음을 지으며.) 우연이네. 나도 듀를 조우하는 꿈을 꿨었거든.
듀: (손을 뻗어 색을 잃은 레미의 갈기끝을 만지며)
그곳에서는 색이 있었는데, 햇살처럼 빛나는 색이였어
레미니스: ...그렇구나. (흑백으로 물들어있는 차가운 색의 눈동자인데도,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없이 따스합니다.)
듀: (그 시선을 마주 바라보며 몸을 일으킵니다.)
설마 여기까지 쫒아오지는 않았겠지.
레미니스: 그럴리는 없을거야. 아까 잠시 주변을 둘러봤거든.
...이제 슬슬 잠 다 깼으면 일어나자. 해야 할 일이 있잖아.
듀: 신전으로 가는거. 맞지 아직 잊어버리지 않았다고
(레미의 말에 몸을 일으켜 주변을 살핍니다.)
레미니스: 그래, 또 까먹은거면 꿀밤을 때려주려 했는데. (장난스레 웃고는)
GM: 쉬고 있던 공간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가보면, 레미니스는 꾸역꾸역 엉망이 된 꽃다발을 챙겨옵니다.
여기는 이 도시의 끄트머리라고 했던가요.
그 말을 증명하듯이, 풍경을 둘러보자마자 이질적인 것과 마주합니다.
마치, 세계가 끝이 나듯이.
한 발자국만 발을 내딛으면, 주위는 완전한 푸름 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바다? 하늘?
그저 색채입니다.
색 그 자체입니다.
짙고 쨍한 푸른색,
바다로도 보이지만. 그것이 아닌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레미니스: 너무 가까지 다가가면 안 돼. 삼켜질지도 몰라.
GM: ...이 도시는 언제부터 이런 모습이었을까요.
왜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아오는 것이 이상하지 않았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반대편을 쳐다보면, 언젠가의 안내 영상에서 시청했던 신전의 모습이 보입니다.
신전은 흰 돌로 이루어져 쌓았습니다.
그리고 노란 금색과 갈색의 건축물들이 아름답게 새겨져 있습니다.
듀 관찰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듀는 그 색깔들이 원래 레미니스의, 지금 자신의 색임을 확실하게 깨닫습니다.
듀 아이디어 판정.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GM: 듀는 그 이외엔 딱히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신전을 둘러볼까요, 레미니스도 그러길 원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요.
발걸음을 맞춰서 조금 걷기로 해요.
이제 아무도 쫓아오지 않으니까요.
(레미와 푸른색체의 바다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고개를 흔듭니다.)
그대의 색은 저런 푸른빛이 아니였는데..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런 빛이였지.
레미니스: ...푸른색이 어때서? 난 하늘같은, 바다같은 그 색이 시원해서 좋은걸.
샅샅히 흩어지는 구름도... 산산히 부수어지는 파도도...
오로지 푸르름 위에서만 보이는 색깔들인걸.
그래도, 저렇게 좀 쨍한 파란색은 눈이 아프긴 하네. (가벼운 어조로 웃으며)
듀: (먼 곳을 바라보며) 계속 보고있는데도 어디가 끝인지 잘 안보이네
그대는 푸른색이 마음에 들어?
레미니스: 저 푸름 자체가 끝이기에 그럴지도 모르지. (시선을 따라 바라보며)
...그 푸르름을 사랑해. 나는.
(그리 말하며, 제 몸을 당신에게 붙이고 조금은 어리광을 부리듯 날개 밑에 안깁니다.)
듀: (당신이 먼저 안겨오자 기쁘다는듯 웃음소리를 냅니다.)
(날개를 접어 몸 가까이 레미를 끌어당기고는)
그럼 세상의 색을 되돌리면 그대가 사랑한다는 푸른빛을 찾으러 가자.
푸른 바다도 그 위에 끝없이 펼쳐진 하늘도
새벽동이 터오르기전 푸른빛까지 모두
레미니스: (당신만큼 기쁜듯이, 아니, 어쩌면 당신보다도 더한 행복을 맛보고 있는 듯 목을 울리며 끌어당겨진 품 속에서 창백한 손으로 노랗고 하얀 털을 감싸 붙잡으며. 당신을 올려다봅니다.)
...그렇게 하자. 세상의 색을 되돌리거든, 푸름을 찾으러 가보자는걸로.
(조금은 조심스럽게 꺼내는 말에는, 그 말투에서부터 푸름이 묻어나옵니다. 그게 어떤 느낌이었을까. 묘하게도 그건 알 수 없었습니다.)
GM: 레미니스는 여전히 조금 지친듯한 얼굴인데도, 이 순간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평소라면 부끄럽다고 망설일 어리광도 서슴없이 해오잖아요.
신전의 앞에서, 바람도 빛도 없는 세계에서. 레미니스는 듀를 껴안습니다.
어디선가 멀리서 흐느끼는듯한 소리가 바람을 타고 흘러들어왔지만, 금새 사라집니다.
한참동안의 시간이 흘러서야, 레미니스는 듀에게 세계의 끝을 보러가자 얘기합니다.
둘은 함께 신전으로 향합니다.
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꿈에서라도 봤었나요? 이런 신전을?
그렇지만, 그런 의문이 들기도 전에 이미 수없이 겪어온 이상한 일들이 떠오릅니다.
더 이상할것도 없는 세계에 익숙한 신전이 있어봤자 뭐...
듀와 레미니스가 위치한 곳은 신전의 입구입니다.
[조각상], [비석], 그리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GM: 건축물들은 어느 시대의 것인지 예상하기 어려우나, 퍽이나 기이한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공간은 이상하게 조용하며, 싸늘한 공기만이 감돌고 있습니다.
뒤로 물러난다면 새파란 색만이 넘실거릴 뿐입니다.
조각상, 비석,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특징적으로 보입니다.
듀: 들어가자 여기가 어디든지 우리는 세상과 한번 싸워냈는데 두번이라고 못하겠어?
(자신의 뿔을 창백한 검은빛을 띄는 레미의 불에 가볍게 맞부딪치며 눈앞에 있는 조각상 을 향해 걸어갑니다.)
희고 검은 것들만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서는 조금 의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색은... 마찬가지로 금색과 흰색, 갈색을 띄고 있습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조각상 노려봄)
레미니스: (조금은 아련하게 탄식과도 같은 웃음을 뱉고는) 아타카 정신을 아직 잊진 않았구나.
GM: 조각상들은 묘하게 누군가를 닮은 것 같습니다. 조각상에 무언가 쓰여있네요.
듀: 언어(모국어) 기준치: 60 /30 /12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GM: (근데 저거 모국어 말고 다른걸로 굴려야)
(크리터지면 웃기겠다는 생각함)
듀: 언어(레미에게 배운 라틴어) Roll 기준치: 15 /7 /3 굴림: 18 판정결과: 실패
잘 못알아볼 뻔 했지만, 운좋게도 얼마 기억나지 않는 글자들 중 이 글자들만큼은 레미에게서 배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 Adam
둘러보던 중, 레미니스가 말을 꺼냅니다.
레미니스: (딱히 좋지 않은 표정으로) 묘하게 기분 나쁜 조각상들인걸….
듀: 이족에 아담.. 이라고 적혀있어. (기분 나쁜 조각상이라는 말에 다시한번 조각상을 바라봅니다.)
마음에 안들어 그대?
레미니스: ...마음에 들진 않아. (조각상에서 눈을 돌려버립니다.)
듀: (레미의 말을 듣고는 비석의 앞으로 향합니다.)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 ...비석을 살펴보니, 다음과 같은 글귀가 보입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사랑만 떠올리면 나는 부자가 되니, 왕과도 내 운명을 바꾸지 않으리라.
듀: 지능 기준치: 50 /25 /10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 문득, 꿈 속에서 들었던 레미니스의 말을 기억해냅니다.
하찮은 운명 하나만은 저희의 것으로,
그건 무슨 말이었을까. ...
... 듀가 생각에 잠긴것도 잠시, 레미니스가 말을 꺼냅니다.
발치 너머에, 푸름이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그 말은 즉슨,
... 저 바다 같은, 아니, 바다도 아닌.
그저 기이할 뿐인 푸름은 차오르고 있다는 말입니다.
도시는 무력히 잠겨들고 있고...
듀: SAN Roll 기준치: 50 /25 /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둘은 계단을 올라 위로 향합니다.
양 옆으로 벽화가 그려진것이 보입니다.
듀 관찰판정.
듀: 관찰력 기준치: 55 /27 /11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소중한 존재를 잃어버린 듯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붙잡고 울고 있는 존재입니다.
두 번째 그림, 어린 존재에게 키 큰 존재가 다가와서 손을 내밉니다.
세 번째 그림, 어린 존재는 다른 존재들의 숭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의 머리에 쓰여진 것은 왕관입니다.
그 옆에는 쓰러져 있던 소중한 존재가 서 있습니다.
GM: 네 번째 그림, 어린 존재는 변함이 없지만, 점점 푸름의 색으로 물들어만 갑니다.
그 옆에는 소중한 존재가 서 있을 뿐입니다.
다섯 번째 그림, 그림 대신에 무어라 적혀 있습니다.
듀는 언어학 판정.
듀: 언어(레미에게 배운 라틴어) Roll 기준치: 15 /7 /3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레미가 그 글자들을 읽어나갑니다.
... PERFECT BLUE.
그 밑으로 시선이 내려갑니다.
다음에 써져있는것은.
듀: (레미를 바라봅니다. 꿈에서 보았던것,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났었던가?)
레미니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봅니다.)
듀: (발치너머로 기묘한 푸른빛이 다가오는것이 보입니다. 바다에 잠긴것처럼 푸른빛이 가득히 채워지는 세상에
등털이 오소소 일어나는것만 같았습니다.)
(이어보이는 벽화, PERFECT BLUE. )
(계단을 올라가며 레미를 향해 입을 엽니다.)
완벽한 푸름이 완전한 죄라면.. 우릴 따라오고 있는건
어째서일까. 이 아름답기만 한 색을...
GM: 레미니스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말해오지만, 저 쨍한 푸르름은 어딘가 자꾸만 모독감이 느껴지게 만듭니다.
듀: (다시한번 푸른빛을 바라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레미의 눈에 아름답다고 하니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곤)
아름다워 그래 그대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게 맞는거야.
GM: 길기만 했던 계단을 올라오는데, 전혀 힘들지 않습니다.
얘기를 나누면서 올라와서일까요.
뒤를 돌아보면, 이 도시가 완벽한 푸름에 젖었습니다.
잠겼습니다.
바다도 아닌 기이한 색채는 이 공간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집어삼켰습니다.
... 오롯한 청색이.
완전한 죄가.
계속 나아가보니, 그곳에는 제단이 하나 있습니다.
레미니스: (제단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다가가서 살펴봅니다.)
GM: 둘이서 제단을 살펴보면, 레미니스와 듀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세례자 아담.
그런 이름을 가진 것은 레미니스입니다.
죄인 이브.
그런 이름을 가진 것은 듀입니다.
이건 무슨 뜻일까요.
GM: 제단 위에는 꽃으로 장식된 화관에 면사포 같은것이 달려있습니다.
레미니스는 그것을 집어들더니, 듀를 바라보고 부탁하듯 얘기합니다.
자신의 머리에 이것을 씌워달라고.
듀: (오래 고민하지않고 하얀 면사를 집어듭니다. 그리고는 레미에게로 다가가 그 부탁대로 양 뿔사이의 머리에 씌워줍니다. )
GM: 레미니스는 조금 침묵하다가, 쓸쓸한 목소리로 답합니다.
두 앞발을 마주잡아, 부케같은 꽃다발을 든 채.
애정어린 눈을 한 채로...
당신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거예요.
결혼할까. 결혼이라도 해 버릴까.
이브와 결혼한 아담은... 낙원에서 추방당한 채로도 행복했을거야. 그렇지 않을까.
GM: 의미를 알 수 없는 그런 말들의 반복입니다.
듀: (듀는 언약을 이야기하는 레미의 말에 기쁘게 웃으면서도 점차 다가오는 푸름을 기억해냅니다.)
(지금 여기서? 곧이어 레미를 보는 듀의 표정에 옅은 당혹감이 실립니다.)
(곧이어 결심한듯 면사를 쓰고있는 레미의 위로 고개를 내리곤 이야기합니다.)
그대가 해준 이야기에 있었지. 이브와 아담.
(레미가 부케처럼든 꽃다발에서 한송이의 히아신스를 뽑아 가신의 가슴께에 꽂습니다.)
이것이 그대를 행복하게 만든다면 이곳이 어디든 내게 중요하지는 않는걸.
듀: 언약을 맺을까? 그 이야기처럼 어디서든지 우리가 행복하다면 그렇게 할까.
레미니스: (대답을 들으며 숙이고있던 고개가 바람에 스치듯 잔잔하게 떨려오고, 당신의 가슴팍에 꽃힌, 빛바랜 히아신스를 바라보는 표정은 너무나도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어서, 모든 색을 머금어, 짙은 흑색이 되었기에. 흘러나오는 기운만큼이나 떨리는 목소리는.)
그렇게 해주면 좋겠어 듀. 바라는 바는 변치 않겠지만, 굳이 언약이 없었더라도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변하진 않았겠지만. 어느것에도 변함이 없다면. 그럼에도 그 경험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인걸.
GM: 행복한 결말만을 중얼거리던 레미니스는 한참을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고개를 푹 숙입니다.
고백처럼 드리워지는 목소리.
분명 그렇게 말했었죠.
하지만 당신은 알아차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레미니스 역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신부도, 어떤 신랑도, 저렇게 슬픈 눈을 하고 있겠느냐고.
이것은 결혼식 따위가 아닙니다.
검은 태양은 질 줄을 모르고,
오늘의 밤은 찾아오지 않을 것만 같이 빛이 내려쬡니다.
점점 차오르는 푸름 속에, 레미니스는 눈을 감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희던가요,
남아있던 검은색과 회색마저 모두 희게 바래버리며, 천사가 아닐까, 빛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될 정도로 레미니스는 희게 빛나고 있습니다.
허공에 떠다니는 이 흰 것들은 무엇인가요.
부서지는 것처럼,
검은 것들은 왜 낮은 곳으로 가고.
흰 것들은 왜 부서져 하늘에 붙어져 버리려고만 하는 걸까요.
흰색의 레미니스,
...아.
레미니스는 왜 사라질 것만 같은가요.
왜 빛이 되어서 이 세계에 녹아들 것만 같은가요.
녹아듦이 아닌, 붕괴가 아닌가요.
검은색은 무너져 녹아들고, 흰색은 산산히 부서져
GM: 이 세계의 흰색 하늘에 동화되기 시작합니다.
세계가 환원됩니다.
검은 것, 흰 것으로 나뉘고.
결국 그것은 차오르는 푸름에 칠해져서.
...외면해 왔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있잖아 듀.
말해줘야 하는 것들.
...아니, 고백해야 할 것들이 있어.
..고백...고해...속죄...
판결만을 앞둔 죄인의 최후 변론.
듀: (하얗게 바래져가는 레미를 흔들리는 눈동자로 바라봅니다.)
레미니스: ...듀, 너는 아무 죄를 저지르지 않았어.
하지만, 그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그런 말도 안되는 일이 세상에 존재할 줄 어떻게 알았겠어.
(어쩐지 서러운듯 입을 꾹 다물고 침묵하다, 힘겹게 한숨을 뱉으며 흐린 눈을 뜹니다.)
듀는 원래 어떤 신적인 존재의 공양 제물로 선택되었다고 들었어.
당연하게도 넌, 그것을 벗어나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운명에서 벗어나는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는 것.
...그게 네 죄야. 정말... 어이없게도 말이지.
레미니스: ...지금 듀는, 원래의 세계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 혼수상태에서 빠져있어.
난, 도저히 그걸 견딜수가 없어서... 네 죄를 내가 받아들이겠다고 어떤 존재와 거래를 했지.
그 이유로 만들어진 세계가 지금의 이 도시야.
여기에서 난, 네가 원래 바쳐야 했던 생명력을, 이 세계의 색채를 그 신적인 존재에게 공양해왔어.
...그리고 오늘은 그 마지막 날이기에, 오늘이 흘러가면 넌 완전히 순결한 존재로 원래 세계에 돌아갈 수 있어.
가장 순결한 나의 색은 네 것이 되고.
레미니스: 가장 비천한 너의 색은 이제 내 것이 되겠지. ...후회는 없어. 있다면, 내가 죄인이 되버린게 마음에 걸리겠지.
제멋대로라서, 이렇게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나를, 넌.
...용서해줄 수 있어?
듀: (떨리는 손으로 눈앞의 하얀존재를 붙잡습니다.)
(서서히 사라지던 색채가 떠오릅니다. 그것이 귀애하는 이의 생명을 태우는 일이라는것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대가 무슨일을 하였든 난.. 그대를 원망하지 않아. 미워하지않아.
(희게 바랜 앞발을 들어 당신의 볼 위로 내려뜨립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되돌릴수 있는 방법은 없는거야?
내 색을 가져갔던 아이가 했던것처럼, 이 색을 생명을 그대에게 나눌수 있는 방법은..
듀: (떨리는 목소리로 묻고는 눈을 감습니다.)
레미니스: (온기가 없는 앞발을, 온기를 느낄 수 없는 몸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안타까운듯 입을 꾹 다뭅니다.)
...이곳에 머물던 존재들은 모두 허구의 존재인걸. 그저 본능에 따라 색을 탐했을 뿐. 내가 설계한 이 세계에서 오롯이 돌아갈 수 있는 존재는... 오로지 듀, 너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
(당신의 감은눈에서 흘러내리는 투명한 빛을 제 손으로 닦아보려 했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그것에 왠지 모르게 자신도 옮을것만 같아 손끝을 부르르 떨어댑니다. 아니, 이미 옮은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만큼 같은 감정이잖아요. 형용할 수 없는 그 색깔은 투명한 빛을 띄고 있잖아요. 그 흘러넘침을 막을수가 없기에. 가장 연약한 감정의 창문을 두드려 이렇게 흘러내리고 있잖아요.)
듀: (먼곳에서부터 차오르던 푸름이 죄라는것을 이제야 완전히 이해합니다.)
(완벽하게 설계되어 만들어진 이 세계는 손끝에 전해지는 온기만큼 차가워서 제가 가진 온기를 전해줄수 없다는것이 사무치게 슬퍼져서)
(말로 채 전하지못한 감정이 당신에게로 타고 흘러갑니다.)
나는 그대의 구름인데, 이곳에 그대를 남기고 홀로 돌아가면 무엇이 되는걸까.
내 모든 날이 그대를 위해 빛났는데.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도 한번이라도 더 눈에 담고자, 조금이라도 더 길게 목소리를 듣고싶어서)
헤어져야 한다면 그 시간을 한발자국이라도 늦추고싶어. 그대야. 내가 사랑하는 이야.
레미니스: (푸름은 슬픈 색이라 했나요.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꺼냈을까요. 슬픔에 잠겨 흘러내리는 눈물은 투명한 무색일 텐데. 어째서 파란색이 그렇게 슬퍼 보인 걸까요. 그러다 문득 눈앞을 바라보면, 억 겹의 생각 속 홀로라는 말을 꺼낸 당신의 눈빛에, 푸른 풍경이 담겨 파란 빛을 띠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무언가에 세게 얻어맞는 느낌. 덜컥, 헛숨을 삼키며 다물지 못한 입으로 통증이 새어 나옵니다. 너무나도 저릿한 감각이 가슴을 때립니다. 눈물이 나오는 걸 막을 순 없었지만, 울음만큼은 참아야 한다 생각해서. 무엇보다도 더 아파해야 할 당신보다 내가 먼저 우는 것은 너무 큰 짐을 안겨주는 것 같아서. 힘겹게 숨을 가다듬고 나서야 말을 이을 수 있었습니다.)
...언제까지고 시간을 늦출 순 없을 거야. 하지만... 하지만. 나도 한순간만이라도 더... 네 온기를 느끼고 싶은데...
(소리없는 애절함이 하염없이 쏟아집니다. 한동안 느끼지 못했을 온기를 다시는, 이제는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당신을 감싸안는 손길이 바르르 떨리며 털 사이를 파고듭니다.)
듀: (망막 가득 당신을 새기겠다는 열망으로 바라보다 손을 뻗어 당신을 감싸 안습니다. 발톱사이로 자꾸만 흩어지는 하얀털을, 태양아래 검게 부셔져만 가는 이가 조금이라도 세게 움켜쥐었다가는 손사이로 흩어지는 모래알처럼 덧없이 사라질까봐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
하.
(물기 가득한 한숨이 하얀 신전안으로 퍼져나갑니다. 몰아치듯 두근거리는 심장에 듀는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못할 것이라는 강한예감을 받습니다.)
(창문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이 느껴집니다. 하늘아래 우리가 같이 비행했던 그 순간을 좋아했지. 맞닿은 날개깃은 얼마나 부드러웠던가 푸른하늘아래 꽃잎이 휘몰아치던 찰나의 순간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아침을 깨우던 목소리가 같이 만들었던 빵의 향기가 상냥하게 알려주던 지식들이 당신이 있기에 더 아름더웠던 그 추억들이 앞으로의 나를 버티게 할 것이라고)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서 하얀 면사포 위로 레미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그렇게 이야기한 듀는 서글픈 표정으로 그래도 이제는 웃으며 레미니스를 바라봅니다.)
레미니스: (맞닿은 시선 속엔 어떤 생각이 흘러가고 있을까. 이 현실을 원망하고 있는 걸까, 어떻게든 마지막이 될 그 기억에 나를 새겨놓고자 애쓰는 중인 걸까, 지나간 추억에 나를 가라앉혀 오롯이 버티고자 애를 쓰고 있는 걸까.)
...듀.
(느껴지지 않는 감각이지만 감싸안겨 변하는 주변의 분위기가, 부서지려는 자신을 조심스럽게 손에 새기는 당신을, 면사포 위로 부드럽게 닿아오는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겨우 웃어보이는 모습에, 자신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 너는 잃어버린 색을 찾으러 가야겠지.
(빛바랜 광채가 뿔 끝에서부터 차오르고, 언젠간 듀의 색을 빼았아 갔던 그 존재를 무로 되돌린 그것이 듀의 앞에 내려옵니다.)
돌아가는 방법은 두가지라고 했어. 나를 죽이거나... 하지만 그걸 네가 원할리가 없잖아. 그래서, 다른 방법이 있는거야.
빛 없는 눈물이 고인 무채색의 눈동자가 당신에게 청구하는 것,
GM: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그렇게 덧붙입니다.
주변을 가득 매운 푸르름은, 이제는 둘의 발 아래를 채워오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가장 순결한 존재, 듀의 선택만이 남았습니다.
듀: (둘이 서있는 이곳의 발끝까지 차오른 푸른빛을 바라봅니다. 죄로 가득찬 이 세상은 그렇게 사라질것입니다.)
(모든 죄를 담은 이 색이 영원히 나의 색이였으면 좋았을까.)
(이제는 알수도 돌이킬 수 도 없는 일입니다. 내렸던 시선을 올려 사랑하는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이를 바라봅니다.)
(이제는 빛바랜 광채만을 내보이는 당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면서 찬란했던 이전의 색을 그 위에 덧씌워봅니다.)
나를 불러줘 그대야. 사라지고 그후에 가는곳이 어디든 부디 그곳에서 내 이름을-
(그리고는 당신의 요청에 따라 눈앞을 가린 면사를 올리고 이마를 맞대며 입을 맞춥니다.)
레미니스: (원래 자신의 색을 두른 당신을 마주봅니다. 본래의 푸른 털결보다는 어딘가 처음 마주했던 당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자신의 색으로 당신에게 영원한 흔적을 남기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런 걱정들도 이제 와선 의미가 없는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들을 떨쳐내고, 그저 환하게 웃어보이며, 들려오는 한없이 상냥한 단어들을 머금습니다.)
나의 구름, 내가 사라지더라도 그대를 사랑했다는 내 감정은 광채로써 남아 그대에게 스며들어 있겠지.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GM: 고맙다는 말을, 사랑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할 수 있어서, 차라리 다행입니다.
이 세계에 남은 유일한 죄인을 이토록 다정히 심판하는 것은, 원래 죄인이었어야 했을 당신입니다.
온도, 감각 모든 것이 차갑습니다.
생명력을 잃고 무너져 가는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레미니스는 심판을 기다리는 죄인처럼 그저 면사포를 쓴 채, 기도하듯 부케를 맞잡고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지요.
젖은 털이 닿아옵니다.
이렇게 아픈 결혼식이라니,
이별식이라니.
있을 수 없겠지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당신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 행복하다는 듯 말하잖아요.
누구에게 바치는 기도일까요.
당신, 이 세계, 신적인 존재. 운명.
...도대체 무엇에게, ...
사랑하고 있어.
그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요.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눈 앞을 물들이는 것은 완전한 푸름입니다.
완전한 당신의 죄.
완전한 당신의 색채,
당신과 레미니스를 이 도시에 가두어 놓었던 것.
...아니.
이제는 레미니스의 것.
레미니스의 죄, 레미니스의 푸름.
... ... 푸르게 좀먹어 뒤집히는 시야.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삐, 삐, 삐,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의료장치의 소리가 당신의 귓가를 때립니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던가요.
당신에게 연결된 무수한 의료기기들을 무시한 채로, 몸을 급하게 일으킵니다.
옆에는 레미니스가 누워 있습니다.
눈을 감은 채로 마치 누구보다도 순결한 존재처럼.
... ...
아, 아아. 아.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매달려 봅니다.
...
기적처럼 눈을 뜹니다.
레미니스가,
레미니스는,
그녀는,
마주친 그 눈동자에 서려 있는 것은,
차라리 원래 당신의 눈동자였던 그 색이라면.
차라리 다행이었을까요.
END 2 :: Dear my eve. Dear my Ḥawwāh
듀의 머리색과 눈색은 레미니스의 것으로 고정됩니다.
Perfect Blue